“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됨을 알지어다” (시편 46:10) 5/13/2020
지금 한국에서 자가 격리중입니다. 지난 주 미국에서 입국할 때 보다는 몸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을 감사합니다. 혼자 생활하면서 코로나가 바꾼 생활의 단면들을 경험합니다. 24시간 뉴스채널의 보도 대부분은 코로나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최근 잠잠해지던 코로나 상황이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120여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생겨 아이들 학교 개학도 다시 연기되었습니다. 낮에 몸이 피곤하여 좀 쉴려고 누우면 30분이 멀다하고 휴대폰에서 경보(alert)메시지가 떠는데 집 근처(16KM이내)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관련 정보입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경제 활동이 다시 재개되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의 위험 가운데 불편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만 14일간의 격리 생활중 7일째입니다. 거의 절반을 보내었습니다. 가족의 배려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밥을 해먹고 간식도 챙겨먹고 몸이 힘들면 쉬기도 합니다. 5분거리에 사는 가족이 수시로 반찬을 만들어 보내주어 까마귀를 통해 먹이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합니다.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터에 옥상에서 걸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루에 두번씩 옥상에 올라가 심호흡을 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40여미터 되는 거리를 10여차례 반복해서 걷습니다. 숙소와 30미터 정도 떨어져 있지만 격리 원칙에 위반될까바, 다른 사람들과 만날까봐 아침 일찍 아니면 밤 늦게 올라가서 15분 가량 숙제하듯이 운동하고 내려 옵니다.
일생중에 처음 경험하는 감방 생활 같은, 그것도 독방 수감 생활 같은 경험이 낯설고 불편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세상과의 만남이 차단되어 빼앗긴 자유로 인해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강제적으로나마 하나님께 집중하게 되고 하나님을 찾게 해주심을 또한 감사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중에 급작스럽게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주말 몸에 이상이 와서입니다. 가슴통증과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잠을 잘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는 출국전, 그리고 한국 도착해서, 모두 두번씩이나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심장 부분 검사 결과는 이상 없는 것으로 나와서 감사했습니다. 다음 주 격리 해지가 되는 다음날 심혈관계 전문의와의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저는 작년까지, 정확히 말씀드리면 만 52세가 될 때 까지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릴때 운동을 많이했고, 성인이 되어서도 나름 건강 관리를 잘 해왔고 몸에 별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자만했던 것이지요. 하이킹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근처 산으로 등산을 다녔고,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테니스를 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한국에서 우연히-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건강 검진 중에 발견한 몸의 이상으로 인해 저의 교만이 꺾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돌보심이 아니면 언제든지 쓰러질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인간의 몸은 영속성의 존재가 아니라 내구 연한이 정해진 소모품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비공들의 구호처럼 ‘닦고 조이고 기름치지’ 않으면 그나마 건강해도 80-90인 인생의 호흡이 더 짧아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만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육체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라는 메시지를 듣게 됩니다.
시편 46장 10절 말씀에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잠잠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이와 유사한 말씀이 출애굽기 14장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출 14:13)
앞에는 홍해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펼쳐져 있고 뒤로는 용맹한 애굽 군대가 추격하여 오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주신 말씀입니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가만히 서서 내가(하나님께서) 행하는 구원을 보라”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들만 바라보고 있으면 두려울 수 밖에 없고 낙심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를 위해 싸우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보면 구원이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잠잠히 있어’라는 말씀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께 기도하라는 의미입니다. 내가 무엇을 할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내힘과 지혜를 버리고 조용히, 잠잠히 전능자의 손길을 의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나의 하나님이 일하십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되심을 보게 됩니다.
“잠잠히 있어 내가 하나님됨을 알지어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주님안에서 힘을 얻고 전능자의 날개 그늘아래 피하는 자가 누리는 은혜를 덧입기를 원합니다.
기도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연약하고 부족한 종 박성환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