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금요일의 여섯 시간”
4/10/2020 성 금요일 오후에
고난 주간인 이번 주에 읽은 책 중의 한 권은 세계적인 기독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맥스 루케이도의 신간인 ‘부활의 주와 함께 살라’(생명의 말씀사)입니다. 그런데 원 제목은 ‘Six Hours One Friday’ (한 금요일의 여섯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금요일의 여섯 시간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오전 9시경에 십자가에 달리셨고 오후 3시경에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 23:46) 기도하신 후 운명하셨습니다.
그의 책에서 도전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신이 십자가에 달렸다. 우주의 창조주가 처형되었다. 그의 뺨에는 침과 피가 엉겨 붙었고, 가시가 그의 두피를 찔렀다. 극심한 고통에 폐가 비명을 질렸다. 그러나 그를 구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스스로 희생제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금요일의 여섯 시간. 2,000년 동안 해독되고 분석되고 토론되어 온 그 여섯 시간. 당신은 그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여섯 시간은 여느 때의 평범한 여섯 시간이 아니었다.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시간이었다. 위대한 항해자가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닻을 내릴 지점을 알려 주려고 깊은 물속에 들어간 순간이었다. 그 어떤 허리케인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튼튼하게 말이다.
실수로 캄캄해진 인생에게 그 금요일은 용서를 의미한다. 인생의 허무함으로 좌절한 가슴에게 그 금요일은 목적을 의미한다. 그리고 죽음의 터널을 들여다보는 영혼에게 그 금요일은 구원을 의미한다.
당신에게는 그 금요일의 여섯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에게 주님의 그 금요일의 여섯 시간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죄로 인해 죽을 수 밖에 없고 죄의 형벌로 영원히 고통 당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이름을 부르시면서 ‘내가 너의 죄를 담당했으니 너는 의롭게 되었다, 자유케 되었다’라고 선언해 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우리는(박성환)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박성환)의 죄악을 그에게(예수님)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 53:6)
또한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온 세상을 위하여 내어 주신 말로 다할 수 없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온 몸으로 경험케 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아들을 주시기까지 나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그 아들과 함께 구하는 모든 것을 선물로 주시겠다는 풍성한 삶으로 나를 초대하십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박성환)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박성환)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롬 8:32)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여섯 시간은 나 자신을 위한 삶,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삶에서, 이웃을 위한 삶, 이타적이고 타인 중심적인 삶으로 방향 전환을 촉구하는 메세지를 듣는 시간입니다.
“그가 우리를(박성환)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박성환)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박성환)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 (요일 3:16)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호흡기에 의존하여 생명을 연장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뉴욕주에서는 하루에도 7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이야기는 생명의 불씨가 서서히 꺼져갈 때 조차도 그들의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몇명 간호사들이 전화로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환자들에게 전하도록 배려한다는 보도는 더욱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사랑하는 남편, 아내, 부모의 이 생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할 수 없고, 심지어 장례식도 치루어 줄 수 없는 상황은 우리 시대가 지금 겪고 있는 참혹한 현실입니다.
고난 주간에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을 묵상하면서 다시 한번 나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극한의 고통을 몸소 육신으로 다 겪으셨고,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당하신 영적 고통 또한 다 경험하셨습니다. 버림받은 자의 고통, 외면받고 배신받은 자의 고통을 다 경험하셨습니다.
나의 죄 때문에, 나를 구원하시려고,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홀로 고통중에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환자실의 형제 자매들에게, 가족을 잃고 슬픔 가운데 있는 유가족들에게 골고다 언덕에서 피흘리신 예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